남은 미나리 한 줌으로 만드는 10분 미나리 두부전
미나리는 한 번 사면 향이 좋아서 처음 며칠은 잘 먹게 되는데, 꼭 마지막에 한 줌 정도가 애매하게 남습니다. 찌개에 넣기엔 적고, 무치기에도 양이 부족하고, 그렇다고 버리기엔 아직 멀쩡한 그런 양 말입니다.
이번에는 그 미나리 한 줌하고 냉장고에 있던 두부 반 모를 같이 써봤습니다. 처음부터 거창한 전을 만들 생각은 아니었고, 그냥 두부를 으깨고 미나리 조금 넣어서 작게 부쳐보자는 정도였는데 의외로 이 조합이 꽤 괜찮았습니다.
미나리 향은 살아 있고 두부 덕분에 속은 부드럽습니다. 밀가루가 많이 들어가지 않아서 무겁지도 않고, 따뜻할 때 바로 집어먹기 좋은 반찬이 됐습니다.

오늘 쓴 남은 재료 미나리 한 줌 + 두부 1/2모
분량 1~2인분
걸린 시간 약 10분
팬 크기 24cm 기준
한 줄 느낌 향긋하고 부드러운 작은 전
오늘 냉장고 상황은 이랬습니다
미나리는 줄기 끝부분이 조금 힘이 빠졌지만 냄새나 색은 괜찮았습니다. 두부는 반 모 정도 남아 있었고, 계란은 한 개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미나리 계란전을 생각했는데, 계란만 넣으면 미나리 향이 조금 강하게 느껴질 것 같아서 두부를 섞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두부가 미나리 향을 조금 부드럽게 잡아줘서 훨씬 먹기 편했습니다.
미나리도 많이, 부침가루도 많이 넣으면 그냥 평범한 전이 됩니다. 미나리는 향을 내는 정도, 두부는 부드러운 속을 만드는 정도로 잡는 게 제일 괜찮았습니다.
재료는 이 정도만 준비했습니다
- 미나리 한 줌
- 두부 1/2모
- 계란 1개
- 부침가루 1큰술
- 소금 2꼬집
- 식용유 1큰술
있으면 좋은 건 청양고추 반 개나 후추 조금 정도입니다.
부침가루는 많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두부와 계란이 어느 정도 반죽 역할을 해주기 때문에 한 큰술 정도만 넣어도 작은 전 모양은 충분히 잡힙니다.
저는 처음에 부침가루를 두 큰술 넣어봤는데 식감이 갑자기 두꺼워지고 미나리 향이 묻혀서 다시 줄였습니다.
이 전은 두부 물기부터 잡아야 합니다
두부 반 모를 키친타월로 감싸고 손바닥으로 살짝 눌러 물기를 뺐습니다. 무거운 걸 올려둘 정도까지는 필요 없고, 겉에서 물이 계속 배어나오지 않을 정도면 됩니다.
두부를 그릇에 넣고 포크나 손으로 으깨주세요. 아주 곱게 만들 필요는 없습니다. 작은 덩어리가 조금 남아 있어도 익으면 오히려 식감이 좋습니다.

미나리는 너무 길게 자르지 않았습니다
미나리는 깨끗하게 씻고 물기를 턴 뒤 줄기와 잎을 같이 1~2cm 정도 길이로 잘랐습니다.
처음에는 4~5cm 정도로 길게 잘랐는데 전 하나를 집었을 때 미나리가 길게 딸려나와 먹기가 조금 불편했습니다. 짧게 자르는 쪽이 훨씬 낫습니다.
실제로 부쳐본 순서
1. 두부, 미나리, 계란을 먼저 섞었습니다
으깬 두부에 잘게 썬 미나리와 계란 한 개를 넣고 가볍게 섞었습니다. 여기에 소금 2꼬집을 넣었습니다.
반죽이 너무 묽지 않다면 여기서 부침가루 1큰술만 넣으면 됩니다. 청양고추를 넣고 싶다면 이때 잘게 썰어 조금 넣어주세요.
2. 팬은 중약불로 달궜습니다
프라이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중약불로 예열했습니다. 두부가 들어간 전은 센불에서 부치면 겉만 빨리 갈색이 되고 뒤집기 전에 모양이 깨질 수 있습니다.
3. 크게 한 장보다 작게 여러 장 부쳤습니다
밥숟가락으로 반죽을 한 숟갈씩 떠서 팬에 올리고 뒤집개로 살짝 눌러 동그랗게 만들었습니다.
지름 6~7cm 정도의 작은 전으로 만드는 게 좋았습니다. 큰 전 한 장으로 만들면 뒤집기가 꽤 어렵습니다.

4. 한쪽 면은 충분히 기다렸습니다
반죽을 올리고 약 2~3분 정도 그대로 뒀습니다. 가장자리가 단단해지고 아랫면이 노릇해진 뒤에야 뒤집었습니다.
뒤집은 다음에는 1~2분 정도만 더 익히면 됩니다. 두부와 계란이 이미 금방 익는 재료라 오래 부칠 필요는 없습니다.
첫 장이 부서진 이유는 두 가지였습니다
반죽이 보기에는 괜찮았는데 팬에 올리니 가장자리에서 물이 조금씩 나왔습니다. 뒤집으려는 순간 가운데가 갈라졌습니다.
두 번째 실패: 너무 빨리 뒤집었습니다겉이 살짝 익었다고 생각하고 1분 정도 만에 뒤집었는데 아직 바닥면이 충분히 굳지 않았습니다. 두 번째 장부터 2~3분 기다리니 훨씬 깔끔하게 뒤집혔습니다.
그래서 이 레시피는 재료 비율보다도 두부 물기 + 기다리는 시간이 더 중요했습니다.
반죽이 너무 묽다면 부침가루를 한 번에 많이 넣기보다 반 큰술 정도만 추가해보세요.
먹어보니 미나리 향이 생각보다 부드럽습니다
완성된 전은 미나리전처럼 향이 확 올라오는 느낌보다는 두부 사이에서 은근하게 미나리 향이 나는 정도였습니다.
겉면은 살짝 노릇하고 속은 두부 때문에 촉촉하고 부드럽습니다.
간은 세게 하지 않았습니다. 그냥 먹으면 담백하고, 조금 심심하면 간장에 아주 살짝 찍어 먹는 정도가 좋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뜨거울 때 바로 먹는 것보다 1~2분 정도 식힌 뒤 먹었을 때 두부 맛과 미나리 향이 더 잘 느껴졌습니다.
같이 먹기 좋은 조합은 이랬습니다
- 따뜻한 밥 + 김치 : 제일 무난했습니다.
- 간장 1큰술 + 식초 몇 방울 : 느끼함 없이 먹기 좋았습니다.
- 계란국이나 맑은국 : 전이 담백해서 국물하고 잘 맞았습니다.
- 청양고추 조금 : 반죽에 넣으면 맛이 훨씬 또렷해집니다.
저는 밥 반 공기 정도에 미나리 두부전 3~4장, 김치 조금만 있어도 꽤 든든했습니다.
미나리 한 줌을 처리하려고 만든 음식인데 생각보다 한 끼 반찬 역할을 잘 했습니다.
남았다면 다음 끼니까지는 이렇게 먹었습니다
남은 전은 완전히 식힌 뒤 밀폐용기에 넣어 냉장보관했습니다.
다시 먹을 때 전자레인지로만 데우면 조금 축축해질 수 있어서 프라이팬을 약불로 달군 뒤 기름 없이 앞뒤로 짧게 데우는 편이 나았습니다.
다만 미나리 향은 갓 부쳤을 때가 가장 좋습니다. 가능하면 한 번에 많이 만들기보다 두부 반 모 정도로 1~2끼 먹을 만큼만 만드는 걸 추천합니다.
조리한 음식의 보관 상태는 냉장고 온도와 위생 상태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냄새나 색, 표면 상태가 이상하다면 먹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미나리 한 줌이 애매하게 남았다면 두부 반 모를 같이 꺼내보세요
이번 레시피는 미나리를 일부러 사서 만드는 메뉴라기보다 냉장고에 조금 남았을 때 떠올리기 좋은 방법에 가깝습니다.
미나리 한 줌만으로는 반찬 하나 만들기 애매하지만 두부 반 모와 계란 한 개가 더해지면 꽤 그럴듯한 전이 됩니다.
밀가루가 많이 들어가지 않아 무겁지 않고, 작게 부치면 실패할 가능성도 많이 줄어듭니다.
다음에 미나리가 한 줌 정도 남는다면 무치거나 국에 넣기 전에 두부 반 모가 있는지 한번 확인해보세요. 10분 정도면 생각보다 괜찮은 반찬 하나가 만들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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